비금도 뜀뛰기 강강술래
비금도 뜀뛰기 강강술래**
비금도 사람들은 강강술래를 흔히 "뜀뛰기", "뛰엄뛰기"라고 불렀다. 자진강강술래에서 춤이 빨라지면서 거의 뛰다시피 놀이가 진행되므로 이를 "뛴다"라고 한 데서 유래되었는데, 역동성이 특징인 비금도 강강술래를 단적으로 상징하는 이름이다.
비금도 강강술래에는 현재 연행되는 타지역의 강강술래와는 매우 다른 귀중한 특성이 담겨있다. 유사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는 몇 개 마을의 청춘 남녀가 큰 마을에 모여 함께 강강술래를 연행했는데, 이는 강강술래 놀이판 자체를 역동성적이고 신명나게 만들었다. 그리고 마을과 마을의 공고한 공동체 연대를 구축하는 민속문화의 핵심적 기능을 수행하였다.
일반적으로 강강술래는 여성들의 가무놀이로 알려져 있지만 서남해 도서지역 일대에는 남녀가 함께 연행하는 강강술래가 널리 분포되어 있었다. 비금도 뜀뛰기 강강술래는 그런 의미에서 보다 강강술래다운 맛을 지니고 있고, 도서지역의 원형적인 요소를 간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점은 서남해 도서 해양의 문화적 특성을 올곧게 담아내고 있는 민속문화의 전형이라고 판단된다.
비금도 뜀뛰기 강강술래는 다음과 같은 18개의 구성으로 이루어졌다.
입장(중강강)- 진강강술래- 자진강강술래- 뜀뛰기- 남생아 놀아라- 청어영기- 청어풀기- 고사리 껑기-덕석몰기- 덕석풀기- 뜀뛰기- 마장 뛰기- 수건놓기- 봉사놀이- 문열어주소- 꼬리따기- 지와�기- 퇴장(뜀뛰기)
비금도 뜀뛰기 강강술래는 그동안 추상적으로만 알려졌던 강강술래에 대한 역동적 모습들을 드러내 준다. 강강술래 놀이를 통해 남녀의 역동적 짝짓기가 이루어지기도 했는데, 평소 관심 있는 이성에게 자연스럽게 접촉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날만큼은 남녀가 거리낌없이 이야기하고 장난하고 밀치고 붙잡고 뛰어 놀 수 있는 공식적인 난장판이 되는 셈이었다.
마을의 처녀들은 이날을 통해 자신이 평소 사모하고 있던 남자에게 마음을 전달하였다. 손수건에 정성껏 수를 놓아 미리 준비해 둔 다음 뜀뛰기가 시작되면 남자의 손에 손수건을 전달한다. 남자가 손수건을 받아드리면 함께 손을 잡고 신명나는 뜀뛰기를 즐겼다. 그때를 회상하는 주민들은 "옷이 땀에 푹 젖도록", "발이 아파서 문지방을 못 넘을 정도"로 신명나게 놀았다고 한다.